이번 자유민주당 당 총재 선거에서 9명의 후보들은 각양각색의 공약을 제시했지만
그 공약들은 전반적으로 비슷한 방향성을 공유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정도나 적극성의 차이조차 없는, 완전한 공통 공약도 몇개 있었다.
대표적으로 헌법개정, '자위대의 헌법 명기 및 긴급사태조항의 신설'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겠다.
명분이나 효과를 감안해 헌법개정에 비해 주목도와 언급 빈도는 떨어졌지만,
놀랍게도 각양각색의 후보들이 내세운 공통 공약은 하나가 더 있다.
바로 황실전범의 개정이었다.
후미히토 일가 문제
아키시노노미야 후미히토 친왕아키히토 상황의 둘째아들이자 나루히토 덴노의 남동생이고, 구로다 사야코 공주의 오빠이다.가쿠슈인대학 1년 후배인 가와시마 키코와 결혼했으며, 슬하에 2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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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자면, 후미히토 일가를 배제시키고, 차기 덴노에 아이코 공주를 올리자는 여론이 반영된 것이다.
위 글에 설명되어있듯 다양한 논란으로 후미히토 일가에 대한 이미지는 상당히 안좋다.
게다가 여기에 불을 지피듯, 마코 공주 결혼 논란과 히사히토 친왕 논란이 터졌으니
'실권도 없이 예산만 잡아먹는 거 그냥 만세일계고 뭐고 폐지하자'라는 여론도 발생하고야 만 것이다.
물론 자민당이 황실을 폐지할 리는 없다. 그랬다간 정당 정체성만 희미해지니 말이다.
그 대신 제시한 것이 바로 황실전범을 개정하자는 것이다.
황실전범 제1조
황위는 황통에 속하는 황족 남성이 계승한다.
황실전범 제2조
황위는 다음 순서에 따라 황족에게 물려준다.
1. 황장자 2. 황장손 3. 그 밖의 황장자의 자손 4. 황차자와 그 자손
5. 그 밖의 황자손 6. 황형제와 그 자손 7. 황백숙부와 그 자손
황실전범에 따르면 덴노 승계 1순위는 황형제인 후미히토이고, 2순위는 황형제의 자손인 히사히토이다.
그리고 이 둘을 제외하고 현재 황족 내에 남성은 없다.
쇼와 덴노의 증손들 전부 여성이다. 다이쇼 덴노의 현손 중 히로히토-아키히토의 자녀들을 제외하면 전부 여성이다.
그리고 그 외의 황족은 2차대전 끝나고 GHQ에 의해 신적강하되어 황족이 아니다.
그렇기에 히사히토가 태어나기 전인 2000년대 초 3세대 황족이 마코, 카코, 아이코 셋뿐인 시절에
황실전범의 개정이 본격적으로 논의되었다.
개정 내용은 당연히 위의 1조와 2조에 대한 개정을 하여 여성황족의 덴노 승계를 허용하자는 것이었다.
히사히토의 탄생과 함께 개정은 중지되었으나,
이게 다시 언급된다는 것 자체가 후미히토 일가의 평판을 대신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메이지 유신 이전에는 일본에 여성 덴노는 꽤 있었다.
보통 자녀 혹은 조카가 너무 어려 그 자리를 대신하는 역할이기는 했으나
그래도 덴노는 덴노다. 임시 덴노가 아닌, 정식 덴노로 당연히 인정받았다.
하지만 1889년 황실전범이 제정되었고, 이 때부터 여성황족의 덴노 승계는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이는 1947년 제정된 신 황실전범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었고, 이는 현재까지 그 어떠한 개정을 거치지 않았다.
자민당은 역사적으로 단 한명의 여성 총재를 배출한 적이 없다.
유력 여성 정치인은 있었으나 여성 총재 및 여성 총리로 이어진 경우는 없다.
그런 자민당마저 여성 덴노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각종 가십거리와 논란을 만들던 후미히토 일가로 황계가 넘어가는 것보다
조용히 잘 살고 있는 아이코 공주에게 황통이 계승되는 편이 이래저래 서로서로 좋다고 판단해서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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