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하다
영어에서는 이 표현을 사용하기가 너무 쉽고 좋다.
must, should, have to, ought to, need(to) 등등
강약 조절하기도 쉽고, 단순히 표현하려면 should와 have to를 쓰면 된다.
물론 시제 끼면 애매해지는 감이 있지만 그럴 땐 편하게 have to를 쓰면 된다.
한국어에서는 '해야 하다'와 '해야 되다' 정도가 있겠다.
뉘앙스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같은 뜻이고 이걸 좀 길게 늘리면 뉘앙스의 강약 조절도 가능해진다.
과거니 미래니 이런 건 앞뒤에 뭐 좀 붙이면 가능하다.
일본어는 어떨까?
しなければならない
일단 가장 기본적인 '해야 하다'는 しなければならない이다. 직역하면 '안하면 안된다'이다.
굉장히 직설적인 표현으로, 필요할 때 쓰면 문제없지만 강조 목적 없이 쓰면 강한 공격성을 띄게 된다.
일본어의 특징 중 하나인 'できれば円滑に'
즉 왠만하면 돌려서 말하는 편이 흔하고 좋기에 가능하면 다른 표현도 함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べく
しまう, すぎる처럼 동사 뒤에 붙어서 뜻 추가해주는 보조동사이다.
게다가 그 뜻은 '해야 하다' 즉 간단하고 빠르게 なければならない를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뉘앙스 상 문제 소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얘는 기본적으로 문어체에 쓰이는 표현이기에 상황을 묘사한다던가 설명하는 게 아니라면 남용하기는 좀 어색하다.
참고로 얘는 앞에 동사 원형이 붙으며, する는 すべく 혹은 するべく로 접속하는데
난 살면서 するべく쓰는 거 본 적이 없다.
아 맞다. べく는 연체형이다. べく의 연용형은 べき, 종지형은 べし인데, 일상회화에서 べし쓸 일은 거의 없다.
ないわけにはいかない
なければならない를 열심히 돌려돌려서 표현한 방법이다. 굳이 의역하자면 '해야 되다'정도인데
상황 설명할 때는 이거도 많이 쓴다.
他に(は)しかないor他に(は)しかたない
べく를 길게 늘린 표현이다.
'~외에는/밖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 이런 뜻으로 굉장히 돌려서 표현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문어체, 구어체 상관 없이 꽤 쓰인다.
ずにはいられない・ないではいられない
참고로 ずに=ないで. 전자는 문어체고 후자는 구어체인데 그딴 거 구분 안하고 써도 된다.
이것도 '해야 한다'이고 직역하면 '안 할 수가 없다'인데, 얘는 앞에 뭐랄까 인과관계 같은 게 붙는다.
'오늘 시험 끝났는데 술 마시러 가야지'를 일본어로 표현하면
今日試験が終わったのに、酒飲みに行こう。가 맞기는 한데 이건 좀 직설적이고 적극적인 뉘앙스가 있다.
그 뉘앙스를 줄이고 싶으면
今日試験が終わったのに、酒飲みに行かずにはいられないよ。정도가 좋겠다.
ずには済まない・ないでは済まない
이것도 '해야 한다'인데 얘는 뉘앙스가 강하다. 직역하면 '안 하면 안 끝난다/해결 안된다'
자신의 의무감, 혹은 이런저런 주변 상황이나 사회적 분위기로 인한 의무적인 혹은 상식적인
그런 이유로 인해 '해야만 한다'라는 뉘앙스이다. 그래서 얘도 앞에 인과관계같은 게 붙어야 한다.
'근 며칠 놀아서 공부해야 해'를 일본어로 표현하면
ここ数日遊んだので勉強しなければならない。지만 얘는 너무 격한 뉘앙스가 있어서
이 뉘앙스를 빼고 말하고 싶으면
ここ数日遊んだので勉強せずには済まない。정도가 좋다는 것이다.
ずにはおかない・ないではおかない
얘도 '해야 하다'인데 얘는 인과관계를 강조한다.
즉 얘는 반드시 혹은 무조건이라는 뉘앙스를 내재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화자의 의지 표출, 혹은 극단적인 결과에 대한 인과관계를 설명할 때 쓰인다.
예를 들어 '그런 말을 했으면 사과해야 해'는
そんなことを言ったら謝れ!
そんなことを言ったら謝らなければならない! 근데 이건 싸우자는 의미이다. 뉘앙스가 너무 쎄다.
그래서 뉘앙스를 완곡하게 하면서 강조의 뉘앙스만 남긴다면
そんなことを言ったら謝らずにはおかない。정도가 된다는 것이다.
ざるを得ない
일본어 좀 공부해봤다면 모를 리가 없는, N2를 대표하는 표현 중 하나이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라는 뜻으로, '어쩔 수 없이'가 핵심이다.
위에 표현들과는 뉘앙스가 조금 다르기는 한데 얘도 아무튼 '해야 하다'이긴 해서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