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 4수' 이시바 시게루가 일단 총리 재선에 성공했다.
그렇게 일단 역대 최단기간 재임 총리라는 불명예에서는 벗어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이시바가 나름의 경력을 가지고도 그간 총리가 될 수 없었던 점,
자민당의 현 사태를 정리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던 점,
최단 기간 총리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쓸 정도의 실망스러운 인물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정권교체가 확실해 보이는 우리나라의 현 정국을 보아 다카이치 사나에가 되는 것보다는 낫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시바가 일단 당권과 정권을 유지하기를 바랬는데, 일단 그렇게 되었다.
그럼 이제 2차 이시바 내각은 임기가 보장되어 탄탄대로가 깔려 있느냐?
그건 절대 아니다.
221석으로 총리 재선에 성공했을 뿐, 중의원에는 여전히 非자민 국회의원 244명이 남아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저들을 설득하는 것도 과제겠지만,
중원선에서 과반을 점하지 못한 이시바 시게루에 대해 당 내의 시선도 정리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따라서 2차 이시바 내각의 앞길에는 수많은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우선 예산 의결이다.
애초에 중의원 해산 및 특별 국회 소집을 앞두고 입헌민주당이 트집잡았던 부분이다.
노토 반도 복구 및 지역 재건을 위한 긴급 예산 투입, 그리고 앞으로 이 지역에 투입될 예산 편성,
정치자금법 개정 및 이와 관련된 예산 조정,
'103만엔의 벽' 개정과 관련된 예산 조정, 소득 증대를 위한 예산 투입안,
싸우기 가장 좋은 주제인 복지 예산 관련 예산 조정 등등등,
뭐 내각이 넘어야 할 벽이 지금 한두개가 아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233석 이상의 중의원 의원들이 반발해 내각불신임안을 던져버리면, 2차 이시바 내각은 그대로 끝이다.
이 많은 주제를 가지고 야당의 의견과 여당 내 의견을 조정해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그리고 여기서 뭐 하나 실수 나오면 그대로 내각불신임안이 통과된다.
다음으로 뒷돈 문제이다.
아직 뒷돈 문제에 대한 모든 진상이 밝혀진 것은 아니며 의혹이 계속되서 제기되고 있다.
수월회(구 이시바파)도 여기에 엮여있고, 자민당 의원들이 갑자기 날라갈 여지도 없지 않다.
애초에 이시바 본인도 그렇게 자신이 있어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자민당 내에서도 청화회의 반발이라는 변수가 잔존하니, 머리가 아플 수 밖에 없겠다.
그리고 이거 조율 제대로 못하면 이제 리더쉽에 의문부호가 붙어버리는 것이니, 답이 없다.
그 다음 과정은 총재직 사임 및 내각총리대신 사임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27회 참의원 통상선거이다.
지금 이대로면 27회 참원선에서 자민당은 무참히 발릴 것임이 분명하다. 반박의 여지가 없다.
단독 과반은 절대 불가능, 공명당과 합친다해도 과반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과반의 의미는 통상선거의 대상 의석에 대한 것이 아닌,
참의원 전체(248석)의 과반인 124석을 못넘긴다는 것이다. 참고로 현재 자민-공명의 참의원 의석 수는 142석이다.
그리고 참원선에서 패배하면 이시바의 리더쉽에는 제대로 금이 가게 된다. 당 내의 퇴진론에 더이상 저항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27회 참원선은 2025년 7월 28일로 예정되어 있다.
당연히 패배가 예상되는 현시점에서 보자면,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2차 이시바 내각의 수명은 내년 7월을 못넘긴다는 뜻이 된다.
너무 부정적으로만 말한 것 같으니 이시바 시게루의 총리 임기 연장을 위한 방안을 강구해보도록 하겠다.
현재 이시바 내각에 있어 그 한계점은 여소야대와 뒷돈 문제인데,
이 두가지를 모두 잡을 방법은 없어 보이지만 하나가 있기는 하다.
우선 예산안을 두고 언론플레이를 한 다음, 국민민주당 다마키 대표의 불륜 인정과 일본유신회의 동요를 기대하는 게 좋겠다.
물론 그 과정에서 예산안에 대한 완벽한 설명 및 철저한 언론플레이가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로 자민당의 역사에서 이를 완벽하게 진행시킨 건 고이즈미 준이치로 단 한명뿐이었다.
그리고 이 방법이 성공하면 중의원을 해산해야 할텐데, 성공했다는 전제 하에 중참 동시 선거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중참 동시 선거는 1986년 죽은 척 해산 때 단 한번 뿐이니, 진짜 역사를 다시 쓰는 게 되겠다.
중참 동시 선거가 열린다고 하면 입헌민주당의 지역구를 뺏어오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고,
그 대신 동요하는 일본유신회와 이미지가 안좋아진 국민민주당의 의석을 가져와야 할 것이다.
이 모든 걸 성공하면 청화회고 뭐고 이시바가 완벽한 승리자가 될 수 있지만,
솔직히 그 구체적인 방법을 과연 누가 생각해내고 실현해낼지는 뭐 잘 모르겠다.
나도 이렇게 글을 쓰고는 있지만 이게 전부 IF일뿐, 설득력 있게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가 없다.
즉 아무리 긍정적으로 2차 이시바 내각의 미래를 그려보아도 2025년 7월을 넘기지 못한다.
넘기더라도 8월 초에 끝이 난다.
아쉽지만 이게 현실이니, 이시바 시게루에게는 비장의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 정치 > 레이와'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3만엔의 벽 (3) | 2024.11.14 |
---|---|
일본 주요 정당의 최근 행적 (2) | 2024.11.05 |
집권여당이 되고픈 일본 정당들의 동향 (4) | 2024.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