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는 주인공인 '영혜'에 대한 묘사를 영혜의 남편인 '정 서방'의 시각으로 해석하여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정 서방과 영혜의 결혼생활과 영혜의 삶은 영혜가 채식주의자가 되어 180도 변화하며
결과적으로 영혜는 채식주의자가 됨으로서 모든 삶을 파탄냈다.
영혜가 채식주의자가 된 원인은 글에서 나오는 꿈 중 첫번째 꿈인
'헛간에서 고깃덩어리를 주워먹은 꿈'이지만, 이후의 행동을 생각하면 이 꿈의 원인을 자연스레 유추하게 한다.
우선 정 서방의 묘사대로 영혜는 '특별한 매력도, 특별한 단점도 없는 여자'라고 생각된다.
다르게 말하면 뾰족한 특징이 없다는 것으로, 이 부분은 처형과의 비교를 통해 더더욱 뚜렷히 드러난다.
여기에 더해 가부장적인 영혜의 부친을 통해 영혜의 삶에 억눌려있는 부분이 있음을 추측할 수 있고,
후반부 나오는 '어릴적 영혜를 문 개와 관련된 꿈'을 통해 분명 무언의 감정이 영혜 내에 내재되어있음을 유추할 수 있지만
도대체 그것이 무엇인지 영혜는 끝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해석함에 있어
채식주의를 저항정신으로 교체하여 볼 수도, 가부장적인 부친을 원인으로 하여 페미니즘 성향의 해석을 붙일 수도 있으나,
애초에 구체적인 원인에 대한 설명이 완전히 결여되어있기에 이러한 해석은 근거가 부족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 소설의 마지막 장면인,
영혜가 병실에서 동박새 한마리를 죽인 장면으로 영혜가 소설 내에서 한 모든 행동은 단순 정신질환 이상으로는 해석할 수 없게 된다.
건조한 작중 분위기를 주도하며 그 이유와 원인에 대해 일말의 설명도 하지 않고
오히려 마지막에 살생을 범하며 채식주의자로의 모순을 행했다는 점에서
영혜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보다는 '소설 내의 모든 인물에 대한 가해자'로 밖에 평가할 수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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