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와로 이어지는 다이쇼 데모크라시

2025. 4. 1. 22:01·일본 근현대사/전전 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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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글이 중국이야기였고, 마지막을 관동군으로 끝냈으니 이제 나올 건 황구툰 사건이겠지만

다나카 기이치 내각의 3년 임기 동안 많은 일이 있었기에, 이걸 언급하긴 해야한다.

그러니 황구툰은 마지막으로 미루고 이 시기의 일본 내부적인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황구툰 사건 언급하고 끝내면 인과관계가 안맞을 정도로 광기에 휩싸이니 일단 다른 이야기를 우선하자면

일단 다나카 기이치 내각의 시기는 1926년의 대공황과 1929년 뉴욕의 '암흑의 월요일' 사이의 기간이라서

다이쇼의 마지막 중흥기 같은 느낌이 없지 않다.

다이쇼 데모크라시와 다이쇼 로망으로 인한 수혜도 어느 정도 이어지고 있고

방법이 그래서 그렇지 이때 대공황은 나름 순조롭게 미봉시킨 편이기도 했다.

근데 문제가 하필 총리가 다나카 기이치라 그렇지.

어쩌면 다나카 기이치가 총리였기에 가능했던 것도 없지 않다. 예를 들어 다카하시 재정이라던가.

다나카 기이치

대외적으로는 제국주의적 면모가 두드러져서

그렇지 선술했듯 다나카 기이치 내각의 시대는 비교적 안정적인 시대가 대부분이었다.

내가 편의상 잘 모르니 생략한 부분인, 다이쇼 중후반부 이어진 문화적 발전도 이때 두드러지고

심지어 1928년(쇼와3) 암스테르담 올림픽에서 일본은 역대 처음으로 하계올림픽 금메달도 획득했다.

이전에 부정적으로만 언급해서 그렇지 식민지 통치도 나름 유해지던 시기였고

(물론 이를 번복시킬 빌드업이 행해지던 시기이기도 했지만)

조선의 문화활동이나 사회운동이 두드러지기 시작하는 것도 이때였다. 물론 그 과정에서 6.10 만세운동이 있었던 건 안비밀

 

와! 그러면 다나카 기이치가 육군 출신임에도 거의 뭐 민당파처럼 자유주의 성향의 정치를 했겠구나!

그건 아니다.

다나카 기이치의 인사를 대표하는 사건이 바로 야마나시 한조의 조선 총독 부임이었는데,

굳이 임시 총독을 잘하고 있던 우가키 가즈시게를 귀국시키면서까지 자기 사람인 야마나시를 임명한 것이었다.

하지만 얼마 안되어 뇌물 수수 논란으로 여당인 입헌민정당의 공세를 받아야만 했고,

1928년 7월 조선인 조명하가 대만에서 쇼와 덴노의 장인인 구니노미야 구니요시 왕의 암살을 시도하는

7월 불경 사건으로 결국 야마나시는 조선총독에서 하야해야만 했다.

사족으로 이때 대만총독도 교체되었고, 후임 조선총독으로 사이토 마코토가 복귀했다.

 

그 외에도 1928년 다나카 기이치 내각은 일본 최초의 보통선거제 선거인 16회 총선을 앞두고 선거개입을 자행했으며,

다행히? 총선은 여당인 입헌정우회가 218석, 야당인 입헌민정당이 216석을 획득하는 역대급 황금 밸런스로 끝이 났다.

저 시대에는 저 거대정당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1927년(쇼와2) 오자키 유키오를 중심으로 혁신당이 창당했고,

무산정당도 이합집단과 해산 및 재창당을 반복한 끝에 일본대중당으로 합쳐졌다.

즉 사회정치적 분위기는 아직 다이쇼 데모크라시의 영향이 이어지고 있던 것이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1932년까지를 다이쇼 데모크라시로 보지만, 다이쇼 시대는 아니기에,

쇼와 데모크라시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곤 한다.

도조 히데키

근데 이건 전부 표면적인 것이었다. 정치적으로 표면화된 건이라는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일본공산당처럼, 일종의 지하화된 무언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1927년 이시하라 간지가 무명회(혹은 목요회)를 창설했다.

무명회는 젊은 장교들로 구성된 조직이었는데, 그 멤버가 짱짱하다.

도조 히데키, 나가타 데쓰잔 등등. 그렇다. 통제파다.

한편 니시다 미쓰기는 젊은 장교들을 기반으로 천검당을 조직하려 했고, 이는 실패했지만 일본국민당의 창당으로 이어졌다.

이후 니시다 미쓰기는 젊은 장교들과 교류해 그의 사상을 설파했는데, 그 장교들이 이후 황도파가 된다.

그리고 지금 말한 무명회, 천검당 외에도 해군 내에 왕사회라는 조직이 창설되었으며

이 모든 단체는 젊은 장교들이 주축이 된 군 내 사조직이다.

 

군 내 사조직. 한국인이면 정치적으로 발작할 그 단어가 저 시대에는 국가를 위한다는 일념 하나로 난립하기 시작했다.

이 중 주목할만한 것은 니시다 미쓰기의 활동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니시다 미쓰기의 정치 사상은 '일본국가개조법안대강'을 기반으로 한 것이며, 이걸 누가 썼냐?

기타 잇키

나는 개인적으로 다나카 기이치에 대해 이중적인 평가를 하곤 한다.

대공황을 처리하고 정치적 여력을 강화하는 데에 있어 다나카 기이치의 능력은 괜찮은 편이었다.

여기에 중국 문제를 활용하여 군부를 장악하고 여론의 시선을 돌리는 등 정치적 감각도 좋은 편이었다.

그 결과 2차 호헌운동 이래 지속된 정국은 군인 출신 총리 휘하에서도 나름 유지되었다.

하지만 후대에 미친 영향을 생각해보자.

온갖 사조직이 육해군 내에 활개를 치기 시작했고, 심지어 이 중에는 기타 잇키와 그의 제자 니시다 미쓰기의 영향을 받은 조직도 있었다.

그리고 대중 강경 외교로 일종의 광기가 점화될 여지를 보이는 상황에 기름을 미리 부어버렸고,

그 모든 과정을 다나카 기이치 내각총리대신은 방관했다.

즉, 다이쇼-쇼와 데모크라시에 있어 그 마지막을 꽃 피운 인물이자, 그 숨통을 끊은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 두가지 면 모두 간접적인 면에 한정되어 있기는 했다.

그리고 광기라고 할만한 시대 역시 다나카 기이치가 죽고 나서야 본격화된 것이기도 하지만

작은 불씨가 옮겨 붙어 대화재가 되는데, 다나카 기이치는 여기에 기름을 부은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

그 기름이 이제 황구툰 사건과 그 후처리인데, 이건 아직 언급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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