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테르미니를 떠나 나폴리로 향하는 라 프레치아에 몸을 실었다.
라 프레치아는 우리나라로 치면 KTX와 같은 기차로 대도시권 간 이동에 상당히 편하다.
궁금해서 구글지도로 내가 탔던 기차들 실시간으로 노선도 보고 그랬는데
진짜 대도시 밖에 안간다.
이번 여행에서 라 프레치아를 이용한 구간은 다음과 같다.
로마 테르미니-나폴리 센트럴
나폴리 센트럴-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 벨라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 벨라-로마 테르미니
라 프레치아에는 1등석이 있는데, 나와 내 친구는 유레일을 1등석으로 해서 당연히 1등석에 앉았다.
참고로 로마공항에서 테르미니로 가는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가 1등석만 탈 수 있다.
아무튼 1등석에 앉으니 커피와 과자를 줬는데
솔직히 과자는 개노맛이었다.
차창 밖으로 멀리 아펜디노 산맥의 봉우리와 그 사이에 있는 성곽도시를 구경하다보니
어느덧 기차는 나폴리로 들어섰다.
로마는 비즈니스 에리어가 없는듯 전반적으로 건물이 옛스럽고 낮았는데
나폴리는 시내 초입 부분에 고층건물이 보여, 이것이 항구도시라는 걸 느끼게 해줬다.
숙소는 나폴리 센트럴 앞의 스타호텔 테르미누스에 잡았고, 짐을 맞긴 후 누오보 성을 향해 이동했다.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 1일권을 사고 지하철을 타고 갔는데
알고보니 나폴리 지하철은 역에 도착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게 아닌, 버튼을 눌러야 열리는 것이었고
이를 몰랐다가 급하게 내렸더니 나만 내리고 내 친구는 바로 앞에서 문이 닫혀 못내렸다.
다행히 다음 정거장도 누오보 성과 가까워 금방 만날 수는 있었다.
나폴리 도시의 특징이라면, 신호등이 상당히 적다.
마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다니듯 현지인들과 함께 차 눈치보며 무단횡단하고 다녔다.
누오보 성 앞에서 사진을 찍은 후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그토록 먹고 싶어한 뇨끼는 물론 나폴리 오리지널 피자를 먹었다.
도우-토마토소스-모짜렐라 치즈로 이루어진 나폴리 오리지널 피자의 킥은
생 바질이었다.
이래서 집 간 후 엄마한테 바질 키우자고 바로 얘기했다.
한 1년 제대로 키워서 먹어야지.
나폴리의 바다를 구경한 후 나폴리의 뒷골목으로 들어갔다.
나폴리에는 성인이 한명 있는데, 바로 아르헨티나와 SSC 나폴리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이다.
우리나라에도 자주 방문했고 2002 월드컵 유치전 당시 펠레와 브라질이 일본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한국의 월드컵 개최를 지지해주기도 했다.
물론 월드컵에서 우리나라와의 맞대결 당시 허정무한테 살인태클 맞은 건 안비밀
나폴리는 축구 열기로 유명하다.
밀라노나 로마의 축구 열기가 약한 건 아니지만, 그 특유의 이탈리아식 축구 사랑이 돋보이는 도시이기도 하다.
그거 치고는 나폴리의 집권기가 인상적이지도 않고
세리에A 최전성기 7공주에도 들어가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나폴리의 축구 열기를 강조할 수 있는 이유를
이 디에고 마라도나 한 명이 만들어냈다고 보면 된다.
여담으로 나폴리 주요 기념품에 마라도나는 거의 무조건 들어간다.
나폴리의 축구 열기를 대변하듯 나폴리 뒷골목은 축구 선수들로 뒤덮혀 있었다.
그 중에는 메르텐스 등 왕년의 선수들도 눈에 띄었지만
역시 내 시선을 가장 끈 건 22-23 나폴리 우승의 주역인 빅터 오시멘, 흐비차 크라브첼리아, 로보트카
그리고 김민재였다.
애초에 저거 보려고 굳이 뒷골목 간 것이긴 하다.
김민재 벽화에서 조금만 더 걸으면 가장 유명한 마라도나 벽화가 나온다.
김민재 벽화나 흐비차 벽화 앞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 담배피고 있는데, 마라도나 앞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다음 목적지까지 가기 위한 교통 수단이 애매해서 좀 걸었다. 다음 목적지로는 시티뷰를 볼 수 있는 전망대로 가려고 했는데
가려면 푸니쿨라를 타야했고, 그 역까지는 거리가 좀 있었다.
아쉬운 게 있다면 푸니쿨라역 안은 데이터가 안통했고(콘크리트 건물이라 그런 것 같다)
그 덕에 길을 잘못들었다.
그래서 다리가 아파서 결국 그 전망대는 못갔다.
이 길이 상당히 로컬이라 그렇지 바다 잘 보이고 시내도 꽤 보여서 좋았는데
왜 관광객이 적냐? 간단하다. 전부 비탈길에 계단이다. 다리를 상당히 혹사시켜야 얻는 뷰이고, 그 덕에 다 오르고 카페가서 쉬었다.
중간에 카페 하나만 있어도 좋았을텐데 채소 가게 정도 말고는 전부 민가였다.
다 올라가서 너무 힘드니 전망대는 포기했고, 다 올라가고 나서는 상가가 있어서 카페에 들어가 쉬었다.
그리고 또 비가 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 날 일정은 비와 함께 종료되었고, 근처에 다행히도 역이 있어 전철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
저녁을 먹으러 호텔 근처 식당에 갔다.
아쉽게도 이날 나폴리 경기는 없었는데, 그 대신 나폴리의 1위를 빼앗은 아탈란타의 경기가 있었다.
위에 보이듯 아탈란타는 엠폴리게 선취점을 내주었으나 이후 득점해 1대1을 만들었고
PK까지 허용해 엠폴리가 다시 우위를 점했으나 후반전 아탈란타가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후반 막판 데 케텔라레흐의 극장골로 아탈란타가 승리하여 나폴리의 1위 탈환은 일단 다음 기약해야 했다.
그리고 내가 알기론 글을 쓰고 있는 1월 16일 시점에는 나폴리가 1등인 걸로 알고 있다.
경기 내내 점원들과 사장님 반응 보느라 재밌었고, 그래서 나오며 한마디했다.
FORZA NAPOLI
김민재 화이팅 첼시의 ㅇㅁㅊㄴ 화이팅 흐비차 화이팅 쿨리발리 화이팅 나폴리돈벌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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