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막판을 향해가는 여행에서 이번 목적지는 나의 버킷리스트 도시
피렌체였다.
피렌체에 가고싶다는 생각이 든지는 좀 되었다.
2013년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갔을 때 비행기에서 읽었던 책이 인페르노(로버트랭던 시리즈)였고,
인페르노에서 묘사된 피렌체는 정말로 아름다운 도시였기에 그대로 홀려버렸다.
그렇기에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 대해서도 피렌체를 무조건 넣자고 했고,
그렇게 피렌체를 가게 된 것이었다.
이탈리아의 주요 광장에는 오벨리스크가 설치되어있다.
이 오벨리스크는 이집트 문명이 세운 진품이 대부분이며, 이집트에서 약탈해 온 것이 대부분이다.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서있는 오벨리스크는 선물 받은 것이라 하는데 신뢰는 안간다.
피렌체는 전반적으로 걸어서 돌아다닐만한 정도의 거리 안에 주요 관광지가 모여있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역에서 위의 오벨리스크 광장쪽으로 가면 골목이 하나 나오고그 골목으로 쭉 들어가면 피렌체 시장이 나온다.
여기서 별에 별 거를 다 팔지만, 아침이라 그런지 연 곳이 많지는 않았고, 저녁에 다시 와서 먹기로 했다.
이때 당시 시간이 상당히 애매했다.
아침이라 연 곳은 없는데, 목적지인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은 11시 다 되어야 열었던 것이었다.그래서 돌아다니던 중 우연히 박물관을 한군데 발견했다.바로 '다 빈치 박물관'다 빈치가 설계하고 제작했던 온갖 기계를 재현해 놓았으며, 작동해보게 해주는 체험형 박물관이었다.그 외에도 레오나르도 돔과 다 빈치 다리를 만들어보도록 하는 키트도 전시되어있었는데결국 만드는 데에는 실패했다....
겸사겸사 다 빈치 박물관 근처에 유명한 곳이 있길래 거기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참고로 나는 열정과 냉정 사이라는 영화 제목만 들었지, 본 적은 당연히 없다.
피렌체 여행 계획하며 볼까 했는데 그럴 시간에 인페르노 봤다.
이날의 오전 목적지는 위 사진 정면에 보이는 거대한 돔,
즉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성당(피렌체 두오모)였다.
예약을 급하게 하느라 쿠폴라에는 올라가지 못했고, 대신 조토의 종탑에 올라갔다.
다만 원래대로라면 성당 안에 한번 들어갔다가 지하묘지도 다녀온 후 종탑에 오르려고 했는데
이 날이 크리스마스 다음날이라 그런지 성당은 열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조토의 종탑부터 올라갔고, 시간 상 성당은 다음 날로 미루게 되었다.
조토의 종탑은 브루넬레스키가 지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성당 쿠폴라가 잘 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르고 나니 피렌체의 전경과 쿠폴라가 한 눈에 보이는 것이 참 아름다웠다.
문제라고 한다면, 계단이 정말이지 빡셌다.
좁고, 미끄럽고, 가파른데, 중간중간 층마다 가운데가 뻥 뚫려 있다.
그래도 중간 층에 다다르니 바닥이 있기는 했지만, 여기도 뚫린 바닥이 있었고,
그래서 맨윗층 올라가는 건 포기했다. 고소공포증때매 굳이 더 걸으면 다리가 풀리기 때문이다.
이후 점심을 먹고 베키오궁전 앞으로 해서 우피치로 이동했다.
우피치는 외부에 피렌체를 대표하는 유명인사들의 석상을 두었는데, 이게 정말 인상적이었다.
르네상스를 한군데에 압축해놓은 느낌이었달까.
르네상스의 도읍 피렌체를 보여주는 우피치의 외벽
르네상스(Renaissance)유럽의 문화-학문적 개편을 의미하는 단어로봉건적 중세 유럽과 종교개혁, 시민혁명, 산업혁명의 근대 유럽을 이어주는 교두보이다.사실상 그 신호탄은 비잔틴 제국의 멸망
mtw31082.tistory.com
이번 여행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곳은 우피치였다.
물론 수많은 로마시대 석상과 팔이 복원된 라오콘의 복제품, '비너스의 탄생'과 각종 성화들이 볼만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문제는 성화가 너무 많았다.
어느 정도였냐면, 어느 순간이 지나고 보니 예수님이나 수태고지가 보이면 걸렀다.
다양한 시대의 다양한 작가가 그린 예수님 아이콘이나 수태고지가 못 볼 정도는 아니었지만
너무 자주 보니 다 똑같아 보이는 게 문제였다.
우피치도 박물관이다보니 다리도 아프고, 우피치 안의 카페에 들어가 잠시 쉬었다.
잠시 쉰 후 예약해둔 바사리 복도로 이동했다.
바사리 복도는 피티궁전과 베키오궁전을 잇는 비밀통로로 베키오다리의 윗층이기도 하다.
원래는 대중적인 인기를 기반으로 성장했던 메디치가문이었지만,
토스카나 최고의 가문으로 자리잡은 후에는 자세가 바뀌었다고 한다.
대중의 인기가 확보된 상태이기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낼 이유가 사라졌고,
굳이 대중에 모습을 드러내 암살 등의 위협에 노출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메디치 가문은 원래 사용하던 베키오궁전부터, 업무장소인 우피치궁전, 거주구역인 피티궁전까지
메디치만의 통로를 건설했는데, 이 비밀통로를 설계자인 조르주 바사리의 이름을 따 '바사리 복도'라고 한다.
참고로 이 바사리 복도 역시 인페르노에 등장한다.
아니 일부러 돈 더 내고 들어온 건데, 진짜 통로만 있으면 어떡하니...
여행 이후 집에 돌아와 인페르노를 다시 봤는데, 영화 속 바사리 복도엔 그림도 걸려있고 장식이 있었다.
그런데 왜 내가 가니 통로만 있지?
그래도 볼 게 없지는 않았다.
베키오 다리를 2층에서 볼 수도 있고, 강변을 따라 서있는 아름다운 피렌체의 집들을 볼 수 있지만,
이건 그냥 베키오다리에서 공짜로 볼 수 있는 뷰랑 다를 게 없었다.
그나마 메디치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이 교회와 연결된 부분이었다.
봉건적 권력 체제에서 가톨릭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기에, 아무리 숨어살던 메디치라도 예배는 나와야 했다.
그리고 그런 메디치를 위해? 바사리 복도는 교회까지 연결되어있던 것이었다.
즉 오피스(우피치)-신앙활동(교회)-레지던스(피티궁전)으로 이어지는 메디치의 생활패턴이 체감되는 것이었고,
이거 아니었으면 진짜 돈 날렸다고 ㄱㅈㄹ할 것 같았다.
이후 피티 궁전으로 나와서 사진을 찍고(들어가지는 않음)
버스를 타고 미켈란젤로 언덕으로 이동했다.
미켈란젤로 언덕은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있는 다비드상의 모조품이 있으며, 피렌체의 전경은 물로 중세 피렌체의 성벽도 볼 수 있는 곳이다.
아쉽게도 시내로부터 남서쪽이라 일몰뷰가 이쁘게 뽑히지는 않았지만
베키오궁전의 탑, 조토의 종탑과 두오모 쿠폴라, 베키오다리가 한번에 보이는 뷰 맛집이기는 했다.
이후 시장으로 돌아가서 피렌체의 유명한 곱창버거를 먹었고, 튀김 플레이트에 맥주 한잔 한 후 들어왔다.
마지막 밤은 내 친구가 (모종의 사건으로) 나보다 먼저 뻗어버렸고, 결국 혼자서 술마시다가 잤다.
그래도 우리 숙소의 뷰가 맛도리라서 술맛은 좋았고 그렇게 마지막 밤을 보냈다.
아 정확히 말하면 마지막 밤은 아니구나.
'이탈리아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탈리아 여행 마지막 날 (0) | 2025.02.19 |
---|---|
르네상스의 도읍 피렌체를 보여주는 우피치의 외벽 (0) | 2025.02.19 |
이탈리아 여행 8일차 피사 (0) | 2025.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