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동년 9월 29일로 예정된 자유민주당 당 총재선거를 앞두고
역시나 이번 선거처럼 후보가 난립했다.
스가 요시히데 내각총리대신은 코로나 펜데믹에 대한 대처에서 미흡한 면을 드러냈고
이는 곧 자민당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요코하마시장 선거와 재보궐선거에서 자민당은 입헌민주당에게 참패했으니
자민당 내에서는 리더 교체의 필요성이 대두하게 된다.
8월 26일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장관이 당 개혁이라는 모토를 들고 당 총재선 출마를 선언했다.
비록 애진작에 출마 선언을 한 스가였지만, 혁신의 바람은 부담스러웠고
결국 9월 초 당 총재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포기한다.
하지만 스가도 자민당이다. 가능하면 자신의 파벌이 당선되기를,
아니면 자신이 영향력을 끼칠 수 없는 파벌인 굉지회에서 당총재가 배출되지 않기를 바랬을 것이다.
따라서 어떤 인물로 기시다파를 밀어낼 것 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일련의 과정, 즉 스가가 새로이 밀어줄 후보를 선택하고,
스가 자신의 파벌 및 스가와 친한 파벌을 결집시키는 과정에 있어 맹활약한 사람이 있었으니,
당시 역시나 당 총재선에 출마를 했던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장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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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에서건 어디서건 그의 이미지는 어리고 멍청한 세습정치인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때는 달랐다.
스가 요시히데와 이시바 시게루, 아소 다로 사이에서 대화의 창을 만들었고,
그 결과 수월회와 이시바 시게루, 고이즈미 신지로 본인과 스가 요시히데까지 전부 출마를 포기하고
지공회의 고노 다로 후보를 지지하게 된 것이다.
이를 고이즈미(小泉), 이시바(石破), 고노(河野)의 이름에서 앞 글자를 따와
고이시카와(小石河)단일화라고 한다.
여기에 더해 헤이세이 연구회의 모테기 도시미츠마저
지공회 아소 다로 회장과 헤이세이 연구회 다케시타 와타루 회장의 회담으로 고노 다로와 단일화를 하게 된다.
당 총재선은 지지율 1위를 달리던 굉지회의 기시다 후미오가 무난히 이긴다는 예상을 엎고
고노 다로가 여론조사를 뒤집는 이변까지 만들어낸다.
9월 29일 당 총재선 1차 투표
1위는 굉지회의 기시다 후미오 후보 256표(득표율 33.6%)
2위는 지공회의 고노 다로 후보 255표(득표율 33.5%)
단 한표 차. 고이시카와 단일화는 정말로 이변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 사진이 끝내 쓰이는 일은 없었다.
3위 다카이치 사나에와 4위 노다 세이코로 향했던 표가 전부 기시다에게 향한 것인지
결선투표에서 고노가 무참히 쳐발리며 기시다의 당선으로 끝이 난다.
기시다는 총리에 올랐고 내각을 만들며 고이시카와 단일화를 직접 보복한다.
자신의 내각에서 수월회 소속 인사를 전부 배제시켰으며, 당 중심부에 밉상 보인 이시바의 수월회는 결국 해산된다.
고이즈미 신지로도 당내 요직에서 배제당해 독자노선을 달리는 중의원 의원 한명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이때는 몰랐다.
펀쿨섹만을 외치던 어린 세습정치인이 스가 요시히데와 이시바 시게루, 고노 다로 사이에서 삿초동맹을 만든 것은
그 어린 정치인의 정치적 이미지와 행보를 바꿨다는 것을 말이다.
즉 실패한 단일화였음에도, 그 중심에 있던 고이즈미 신지로에게는 큰 영향을 주었다.
그렇게 당 내외에서는 그는 더이상 최연소 장관이 아닌, 최연소 총리에 도전하는 유력 정치인이 되어버렸다.
정말이지. 인생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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