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늑약(2차 한일협약)의 체결 이후 일본 정부 차원에서의 대조선정책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한제국은 외교권을 포함해 다양한 방면에서의 행정적 권한을 일본에게 이양해야만 했고
이제 이를 기반으로 한국을 일본에 종속시키는 것만이 한국 식민지화에 있어 남은 마지막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다르게 말하면 이제 한국 지배를 위한 완료단계에 들어섰기에
일본은 이를 위한 적임자를 한국에 보내 마지막 과정을 일임시켰다.
어쩌면 그간의 과정만큼 중요한 것이었기에 일본의 입장에서도 아무나 보낼 수 없었고
그렇기에 이만한 적임자도 없었으리라 내 개인적으로 평가해본다.
어쩌면 대한제국의 식민지화에 있어 마지막 걸림돌은
조선이 제국으로 변화하여 만들어진 과도한 고종황제의 권한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토 히로부미는 이를 감시하고 억제해야했는데 마침 그 빌미가 제공되었다.
1907년(메이지40) 고종황제는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전세계를 대상으로 외교전을 전개했다.
그 외교전의 중심에는 이용익이 있었으나 당시 파벌로 나뉘고 친일파까지 합세한 황실에서 이러한 비밀공작은 쉬운 게 아니었다.
결국 이용익은 암살되고 이상설을 중심으로 동년 6월 헤이그에서 열릴 만국박람회 참여를 도모하게 되었다.
이상설은 만국공법을 공부한 조선 최고의 전문가였고, 통역관인 이위종은 7개국어가 가능해 외교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으나
외교라면 도가 튼 이토에 의해 이상설, 이준, 이위종으로 구성된 3인의 특사는 만국박람회 회장 입장이 차단되었다.
고종황제의 특사는 곧 을사늑약에 대한 위반행위였고 이토는 이를 한일 양국의 평화를 해친다며 고종황제를 위협했다.
결국 이토의 강압에 의해 1907년 고종황제는 퇴위하고 순종황제가 즉위했다.
정사에 무능한 순종황제는 일본이 원하는 모든 것에 순응할 수 밖에 없었고,
이어 대한제국은 사법권, 군사권, 경찰권 등 모든 걸 일본에 이야하며 실권하나 없는 정부로 전락하고 말았다.
저항하는 민초와 의병도 1909년(메이지42)까지 진행된 남한대토벌로 인해
만주와 간도로 피신한 일부를 제외하면 전부 씨가 마르게 되었다.
그렇게 대한제국은 자타공인의 일본 식민지로 변질되어갔다.
1909년 모든 임무를 마친 이토 히로부미는 추밀원 의장에 취임하며 일본 중앙 정계로 복귀했다.
당시 일본은 러일전쟁 이후 정리되지 않은 만주에 대한 러일 간 이권 문제를 재논의할 필요가 있었고,
이와 관련하여 일본은 러시아와 하얼빈에서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다.
일본의 특사는 이토 히로부미였고, 러일협상을 위해 하얼빈 역에 도착한 그 순간
우리 모두가 아는 그 사건이 발생했다.
1862년(분큐2) 서양에 대한 저항으로 주일영국공사관에 방화하며 정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이토 히로부미는
천주로 일어나 천주로 목숨을 잃었다. 향년 68세.
모순적이게도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는 한일 양국 내에서 한일합방에 대한 여론을 증폭시켰다.
정확히 말하면 대한제국에서는 친일파와 일진회가 한일합방 요구 운동을 벌였으며,
일본 내에서는 2차 가쓰라 내각이 이토가 죽기 전 내각회의로 한일한방을 결의해 이미 추진 중에 있었다.
혹자는 안중근 의거가 한일합방을 촉발시킨 듯 말하곤 하는데,
사실 이때 이미 대한제국은 일본의 허수아비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에 일본이 원하면 언제든 합병할 수 있는 상태였다.
명분을 제공했다기엔 이토가 살았다하여 한일합방 타이밍이나 조선통치에 대한 방향성이나 그런게 달라졌을 가능성은 낮다.
애초에 1909년 이토는 일본 중앙 정계로 돌아간 상태였으니 말이다.
1910년(메이지43) 8월 29일
결국 친일파에 의해 한일합방조약에 대한제국 황실의 어새가 찍혔고,
대한제국은 공식적으로 멸망해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대한제국은 조선으로 개칭되었고, 3대 통감이었던 데라우치 마사타케가 초대 조선총독에 임명되었다.
을미사변으로 불 탄 경복궁 자리에 조선총독부가 건설되었고, 대한제국 황실은 이왕가라는 일본의 귀족 가문으로 편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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